단편소설 「소유와 종말」, 『Littor 릿터 55호 (2025년 8/9월)』(민음사 편집부) ■ 김슬기, 이아토, 정은우 소설 발표소설 코너에서는 소설가 김슬기, 이아토, 정은우의 신작을 만나 볼 수 있다. 김슬기의 단편소설 「소유와 종말」에서는 서로 온기를 나누는 일마저 ‘구독 서비스’로 편입된 때, 그 일을 직업으로 삼은 인물의 이야기가, 이아토의 소설 「yyyy/MM/dd」에서는 17년 동안 시계와 일정표에 둘러싸여 야근을 일삼던 언니가 갑작스레 회사를 그만둔 뒤 “독자적 시간을 구축”하겠다고 선언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. 정은우의 경장편소설 「도망」은 옛 친구를 직장 동료로 재회한 기쁨도 잠시, 친구에게 닥친 비극으로 자신의 삶까지 속절없이 흔들리는 인물의 이야기다. 견고하다 믿었던 삶의 발판이 무너진 뒤 흔들림을 마주하는 인물들의 운명은 ‘고향 만들기’가 문학의 유구한 테마였음을 새삼스레 상기시킨다.